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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광 당신, 무릎은 ‘골병’ [반월상연골판/자가연골이식/관절내시경]

연세사랑병원 2007. 6. 7. 17:08
스포츠광 당신, 무릎은 ‘골병’
[2007.06.04 16:53]
#1. 등산할 때마다 8시간 이상 종주코스를 즐겨찾는 김모씨(29)는 한 두달 전부터 무릎 바깥쪽이 조금씩 아프더니 최근에는 하산할 때 무릎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김씨의 병명은 ‘장경인대염’. 이는 주로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 운동을 하는 선수에게 많은 질환이다. 최근 장거리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장경인대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2. 주말마다 축구를 즐기는 이모씨(28)는 최근 공을 차다 왼쪽 무릎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단순 근육통이라고 생각해 파스로 한 달을 버텼다. 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이씨의 검진 결과는 무릎 물렁뼈인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 이 질환은 지난 2003년 박지성 선수가 앓았던 것으로 주로 프로축구 선수에게나 볼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프로선수에게나 발생하는 질환이 생긴다”며“요즘 젊은층에 이런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경인대염 스트레칭으로 예방

장경인대는 골반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타고 무릎 쪽으로 내려오는 긴 근육과 인대를 가리킨다. 엉덩이 관절과 무릎 관절을 지탱해 줌으로써 무릎이 바깥쪽으로 젖혀지는 것을 막아준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주로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난다. 산행 초기 통증이 없다가 20분 이상 걷거나 뛰면 서서히 무릎 부위에 뻐근함이 느껴지고 계단을 내려오거나 하산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게 특징.

장경인대염이 발생하면 2∼3일 정도는 얼음찜질로 부종을 진정시키고 마사지와 소염진통제를 적절히 사용한다. 이후 스트레칭 등 인대의 유연성을 회복시켜주는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장경인대염은 인대뿐 아니라 엉덩이 근육의 바깥쪽 부위인 중둔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약화된 근육에 대한 근력 강화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강동성심병원 재활의학과 남희승 교수는 “스트레칭은 근육의 유연성을 증가시켜 줄 뿐만 아니라 상처 조직이 정상적인 상태로 치유되도록 도움을 준다”며 “하지만 과도하게 스트레칭을 할 경우 근섬유에 손상을 유발해 새로운 상처조직을 만들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경인대염이 발생하면 당분간 산행을 자제하는 대신 수영(평형 제외), 수중 걷기, 노젓기 등의 운동이 재활치료에 도움이 된다.

등산할 땐 내리막을 조심해야 한다. 하산 시 뒤꿈치를 들고 보행하듯이 최대한 부드럽게 지면을 디뎌 다리의 하중이 직접 대퇴부 고관절에 전달되지 않게 한다.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상시보다 약간 더 깊숙이 구부려주면 앞쪽 다리의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젤 형태의 깔창, 무릎보호대 및 스틱 등을 이용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월상연골판 생체연골로 치료 가능

반월상연골판은 종아리 뼈와 허벅지 뼈 사이에 존재하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로, 걷거나 뛰게 될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또 주위의 뼈와 인대를 지지해 무릎관절의 안정성을 유지시키며 무릎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보통 40대 이후 중년은 나이가 들어 반월상 연골판의 탄력이 떨어지고 약해지기 때문에 가벼운 충격에도 손상되기 쉬운 편이다. 특히 무릎을 자주 구부리면서 가사일을 하는 여성들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많이 온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 선수를 비롯한 스포츠를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에서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많아지는 추세다. 축구나 농구, 스키, 스노보드와 같은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발생한다.

힘찬병원 정광암 과장은 “전체 환자중 축구로 인해 발생하는 반월상 연골파열 환자가 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반월상 연골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후에 ‘퇴행성 관절염’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관절 내시경으로 손상된 반월상 연골판을 봉합하거나 제거하면 무릎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뼈와 뼈의 마찰로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 후 연골손상 방지와 퇴행성 관절염 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이 필요하다. 이 시술은 관절 내시경으로 다른 사람의 정상적인 연골판을 이식하는 것이다. 이식한 연골이 뼈와 뼈의 마찰을 줄여주기 때문에 수술 후 관절 통증도 줄어든다.

고 원장은 “연골판 이식술을 받은 후 4주 정도면 보행을 할 수 있고 2∼3개월 재활훈련 뒤에는 예전처럼 정상적인 운동도 가능하다”며 “최근에는 보험적용으로 수술비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