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절염을 그저 나이 들면 으레 찾아오는 질병 정도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하루 아침에 서고 앉고 걷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염증은 관절의 사이사이를 들쑤시며 치명적인 고통을 유발한다.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우리 몸에 여러 관절들이 있기 때문이다. 인체는 수많은 관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수만 해도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동안
관절들은 쉬지 않고 미세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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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은 관절 연골, 연골판, 뼈, 관절막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관절 연골은 두 개 이상의
뼈가 서로 접촉하고 있을 때 마찰을 최소화하는 작용을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가장 먼저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다. 바로 이 관절 연골과 뼈에서 일어나는 퇴행성 변화 때문에 통증과
변형이 나타나는 것이 퇴행성 관절염이며,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과 주위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류머티스 관절염이다. |
과거에는 관절염을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화 현상으로 생각했지만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들이 많은 부분 밝혀져 있다. 즉 연령, 비만, 유전,
남녀 차이에 따른 호르몬의 영향 등이 관절염의 심한 정도와 증상, 발생 연령의 차이를
유발한다. 관절염이 흔히 나타나는 관절은 체중 부하와 압력을 많이 받는 고관절(엉치),
무릎 관절 및 발목 관절이며, 척추 관절과 손가락 끝마디 관절에도 나타난다. |
가장 많은 발병률을 보이는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60세 이후에 발생하는데, 60세 이후 노년층
여자의 25%, 남자의 15%에서 발생하며 55~65세의 연령층에서는 증상의 유무에 상관없이 85%
정도의 사람들에게서 퇴행성 관절염의 소견
이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국인에게 고관절 관절염은 매우 드물고 무릎에 관절염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생활 습관,
즉 쪼그리거나 무릎 꿇고 앉아 일을 하는 여자의 경우 발생 빈도가 더 높다. 또한 O자 다리를
가진 사람은 무릎 관절 안쪽에 계속되는 체중의 과부하로 관절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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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구의 20%가 앓고 있다고 알려진 관절염에 대해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자. 먼저
인간의 진화론적인 면에서 보면 인간의 평균수명 증가가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장수하는
만큼 관절도 오래 사용하다 보니 일찍 사망하면 생기지 않았을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
문화적인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특히 양반 다리나 쪼그려 앉는 자세에 익숙한 나라다.
이는 관절 연골이나 뼈에 무리한 압력을 반복적으로 주게 되며,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관절을 손상시키는 한 요인이 된다. |
현대의 핵가족화 또한 중요한 원인이다. 핵가족화에 따라 독립적 생활을 하는 노인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보다 많은 활동과 움직임이 필요하게
되었다. 자연히 관절이 빨리 닳아 관절염이 발병한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 중 여러 명의
자식들을 대동하고 내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혼자서 내원하는 노인 환자들도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린 탓인지 통증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좀더
적극적인 관절염 치료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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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에 앞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본인의 상태가
초기인지 말기인지의 여부다. 이는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로도 충분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이런 방법으로는 거의 손을
쓸 수가 없어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갖은 고생을 하다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
관절염이 초기인지 말기인지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기준은 다리의 정렬이 올바른지
휘어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다리 정렬이 올바른 상태에서는 동통을 완화시키는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가 알맞다. 이런 경우 연골판이 찢어진 데서 오는
통증이 대부분으로, 찢어진 연골이 뼈 사이에 끼어 무릎이 펴지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하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그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MRI나 관절내시경 시술과 같은 치료는 무릎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 후 받아야 한다. |
그러나 누가 봐도 다리가 휘어 있는 경우는 보존적 치료나 관절경 시술로도 그리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다리가 휘어 있는 경우 체중이 무릎의 한 부분으로만 전달되어 통증이 발생하므로 이 경우 체중을 재분배할 수 있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데 인공관절이나절골술 등이 그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수술적 치료법이 많이 발전해서 그 결과가 예전과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많이 좋아지고 있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출처 kyo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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