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센터/무지외반증

[발,무지외반증,족저근막염,관절내시경]무지외반증. 최소절개로 흉터없이

연세사랑병원 2009. 6. 28. 07:19

심동식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과장
패션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하이힐처럼 굽이 좁고 높은 신발을 신어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이 늘어나는 추세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으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이것을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알지 못하거나, 혹은 적절한 전문 치료기관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대표적인 발 질환이다.

원인은 가족력이 절반, 불편한 신발 등의 후천적인 요인이 절반을 차지하는데,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 때문에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이 앞이 좁거나 자기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발병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되며 유전적 요인이 없더라도 하이힐 같이 굽이 높은 신발을 장기적으로 신게 되면 후천적으로 발생하기 쉽다. 평발이나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사람도 이 변형이 생길 가능성이 많으며 일단 발에 변형이 시작되면 나이가 들수록 점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변하며 붓고 통증을 느끼게 돼 대부분 질환이라기보다는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해 버리기가 쉽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엄지발가락이 지속적으로 아픈 것 뿐만아니라 나머지 발가락에 체중이 옮겨져 발바닥에 굳은 살이 생기는 것은 물론 신경이 뭉쳐 발바닥 앞쪽 부위까지 통증이 번지게 된다. 이는 비정상적인 보행을 유도하여 발목, 무릎, 허리 등 다른 관절에 스트레스를 가해 2차적인 관절 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경미한 변형이나 통증만 있는 경우 볼이 넓고 굽이 낮은 신발을 신거나 특수 깔창이나 발가락 사이에 끼우는 실리콘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스트레칭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수술 시기를 늦추는 정도의 의미만 있으며 점점 진행하는 변형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다.

수술의 적응이 되는 대상은 엄지발가락 내측의 돌출부의 통증이 심한 경우, 신발 착용이나 보행이 불편한 경우, 두번째나 세번째 발가락 등에 이차적인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이며 변형 정도가 이러한 증상과 꼭 비례하지는 않아 주관적인 증상 정도가 수술 결정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부분만 절제하고 연부조직을 재건해 재발이 잦았으나 최근엔 기존의 개념에 더해 변형된 뼈 자체를 돌려서 교정하여 좀 더 정상에 가까운 모양을 회복하는 동시에 재발률도 낮추게 되었다.

수술시간은 30∼40분 정도로 짧으며 전신마취가 아닌 하반신만 마취하므로 회복이 빠르고 2~3일만 입원하면 충분하다. 과거에는 수술 후 6주 간 깁스를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의 수술 기법으로는 마취에서 회복되면 목발없이 바로 보행이 가능하다.

이제는 재발보다는 수술 후 심한 통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착안해 최근에는 무지외반증 수술시 수술 부위에 통증을 최소화하는 복합약물주사 투여로 수술 당일 날 밤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후 1~2일째 통증이 가장 심한데 복합약물주사는 2일 이상 효과가 나타나므로 조기의 보행과 퇴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질환의 특성상 수술 후 외관상의 만족도 또한 간과할 수 없는데 최근 수술기법이 더 발전하여 여러 술식을 시행하면서도 절개부위를 최소화하여 시행하는 ‘최소 절개 수술법’으로 진행되어 흉터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녹는 봉합사를 이용하여 미용적인 결과를 더욱 향상할 수 있게 되었다. 불과 3~4cm 정도의 얇은 흉터만 남으며 몇 주 지나면 이마저도 희미해져 흔적을 찾기 어렵게 될 정도이다.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하는 발 모양 교정은 올바르지 않지만 발이 못생겨 일반적인 신발을 신기가 불편하거나, 통증이나 굳은살로 인해 불편함이 있는 경우에는 족부 전문의와 상담해 본인에게 맞는 신발의 선택이나 깔창 교정, 더 나아가 간단한 수술로 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심동식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과장

<이순용 기자 sylee@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