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닥터 고 상담실

컴퓨터했는데 손목이 저려? - 손목,손목저림,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

연세사랑병원 2009. 5. 22. 12:36

[의학 상담실] 컴퓨터했는데 손목이 저려?

손이 저리면 흔히 “혈액순환 장애 때문이다.” 혹은 “중풍의 초기 증상이다.”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혈액순환개선제를 자가 처방해 약국에서 약을 사 먹기도 한다. 그러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손 저림은 드물고 가장 흔한 손 저림의 원인은 ‘수근관 증후군’이다.

Q 수근관 증후군은 혈액순환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건가요?

네. 수근관 증후군은 손목을 많이 써서 손목터널 내의 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인데요. 우리 손목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 신경, 혈관 등이 지나가며, 이를 둘러싸고 보호하는 일종의 터널인 ‘수근관’이라는 통로가 있습니다. 여러 원인으로 손목 터널의 공간이 좁아지고 압박을 받으면서 손목 터널 내에 신경과 힘줄이 자극을 받아 발생하는 마비현상이 수근관 증후군이죠. 주로 손일을 많이 하는 가정주부,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나타납니다. 또 악기 연주자, 미용사, 식당 종사자, 공장 노동자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도 잘 나타나는데요. 이 질환은 30~60세 사이에 흔하며,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지만 주로 여성에게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의 대중화로 남성이나 청소년에게도 적잖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손목 골절이나 외상 때문에 급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갑상선 질환, 당뇨, 류마토이드성 관절염 및 임신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손목을 안 쓸 수도 없고…

수근관 증후군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 손목 터널이 압박을 받아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손목이 구부려진 상태로 장시간 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손목과 키보드의 높이를 비슷하게 맞춰 손목에서 각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마우스의 과도한 사용을 자제합니다. 또한 가끔씩 손목, 손가락 등을 움직이며 운동을 해 주는 습관을 붙이면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수근관 증후군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기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요. 손이 저리거나 아프고 감각이 무뎌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합니다. 만약 손 저림 증상을 방치하거나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해 잘못된 치료를 하게 되면 수술 후에도 신경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근관 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와 증상이 심할 때,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손의 사용을 줄이고 손목에 부목을 대어 약 1~2주 정도 고정하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또 소염진통제나 소량의 부신피질호르몬제 등 약물을 복용하거나 수근관내 스테로이드 주사로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마비가 있고 잠을 못 잘 정도로 손이 저리거나 아프다면 수술을 받는 게 좋은데요. 수술은 기존에는 손목부위를 절개해 피부 아래의 좁아진 손목 터널을 넓혀주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최소 절개 후 수술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는데요. 이는 손바닥의 1cm 정도를 절개해 압박하고 있던 근육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2주 정도 압박붕대를 감고 있어야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가져오진 않습니다.

[김성훈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소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63호 09.01.26~02.02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9.01.16 15:53:5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