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전문의가 말하다

마라토너 발목조심

연세사랑병원 2010. 9. 9. 20:58

 

 10년째 마라톤을 즐기고 있는 김형규(54세, 가명)씨. 가을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하던 중 오른쪽 발목에서 ‘뚝’하는 소리와 함께 발목에 통증이 오더니 걷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하루정도 쉬어보자 병원가는 것을 미뤘지만 결국 절룩거리며 병원에 방문한 김씨. 병명은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아킬레스건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발목의 큰 힘줄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보면 아킬레스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의 최대 영웅이다. 어머니인 여신 테티스가 아킬레스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발목을 잡고 저승의 강 스틱스에 온 몸을 적셨다고 하는데 이때 유일하게 적시지 못한 발목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고 한다. 또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으로 전쟁에서 용맹성을 휘날렸으나 결국 아폴론이 쏜 화살에 발목 부위를 맞아 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후 발목부위에 있는 큰 힘줄을 아킬레스 건이라 불렀으며 이는 발목 뒤쪽에 자리잡은 발 뒤꿈치 뼈에서 무릎까지 연결되는 힘줄로 손가락 두 개 정도의 굵기로 굉장히 두꺼운 힘줄이다. 

 아킬레스건 파열은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것으로 운동을 하다가 발을 잘못 디뎠거나 뛰어 올랐다가 착지를 잘못할 때,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았을 때 파열되기 쉽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졌을 때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수도 있고, 뒤꿈치 부분이 부자연스러운 모양으로 오목해지게 된다. 특히 보통은 보행을 할 수 있어도 발끝으로 설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치료는 자연치유가 되도록 6-8주간 부목고정(기브스)하여 치료하는 방법이 있고, 수술적 치료를 할 수가 있다. 치료하는 의사의 따라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젊고 활동적인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적 치료로 봉합술을 시행하는데, 파열된 아킬레스 건이 대부분 너덜너덜 해지기 때문에 너저분한 부위를 다듬어주게 된다. 수술 후 봉합한 부위가 약간 짧아지거나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두꺼워 진다고 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약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킬레스건 파열 후 며칠 지나지 않은 경우는 수술시 힘줄의 구축이 심하지 않아 그나마 수술하기가 용이하지만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난 경우는 힘줄의 구축이 심해져 봉합이 어려울 수도 있고 수술이 더 복잡해 질수도 있다. 때문에 아킬레스 파열이 의심된다면 손상 직후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심동식 [연세사랑병원(부천점) 족부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