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전문의가 말하다

무지외반증 - 힐 안에서 발이 운다

연세사랑병원 2010. 12. 15. 13:46

 

여성의 상징, ‘하이힐’. 겨울철 여성의 필수 아이템인 부츠도 예외는 아니다. 높은 힐의 부츠가 올 겨울에도 역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멋스러움도 좋지만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이 제일 먼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바로 발 건강이다.

 

실제 20081월부터 5월까지 본원에서 무지외반증으로 수술 받은 100여명의 환자 중 여성이 85%를 차지했는데, 그 중 대다수가 하이힐을 신어왔던 것으로 조사되어 신발의 선택이 발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발 질환은 무지외반증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돌아가면서 돌출되고, 이차적으로는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는 대표적인 족부 질환이다. 초기 증상은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시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오래 방치해 두면 엄지발가락 쪽의 통증으로 나머지 발가락에 체중이 실려 발바닥에 굳은살과 신경이 뭉치게 되면서 발 앞쪽 부위에까지 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지외반증을 통한 2차적인 질환이다. 발의 통증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보행을 하게 됨으로써 무릎과 허리에 무리를 가하게 되어 또 다른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O자형 다리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는 것만 보아도 단순한 초기 증상이 2차적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무지외반증의 초기에는 볼이 넓은 신발이나 보조기를 이용하여 진행속도나 수술시기를 늦출 수는 있지만 완치는 어렵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가 필수다.

 

최근에는 작은 금속판을 이용한 미니금속판 정 절골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니금속판 교정 절골술은 엄지발가락 하단 부위인 제1중족골 부위 1~2곳을 절개한 뒤 엄지발가락의 위치를 바로잡고, 1~3cm 크기의 미니금속판을 부착해 고정하는 방법이다.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로 짧으며, 수술 후 깁스를 하지 않고도 엄지발가락을 살짝 띄워주는 특수 신발을 신으면 2~3일후부터 목발 없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무엇보다 미니금속판은 뼈가 붙은 뒤 제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추가 수술이 필요 없으며, 무지외반증이 심하거나 골다공증이 있어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우리 발은 52개의 뼈와 38개의 근육, 60개의 관절과 근육, 힘줄, 인대 등으로 이뤄진 매우 복잡하고도 중요한 신체 부위이다. 2의 심장이라고 할 만큼 민감하면서도 가장 피로를 쉽게, 그리고 가장 먼저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루 약 700여톤(몸무게 70kg, 1만보 기준)의 무게가 가해지고 평균적으로 연간 300만보 이상, 평생 동안 지구 네 바퀴 반을 걷게 된다는 발, 높은 힐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발 건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