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센터/족부질환

발가락통증 없더라도 엄지발가락 휘었다면? 무지외반증 의심!

연세사랑병원 2020. 4. 10. 14:56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 지났습니다! 낮 시간이 확연히 길어지고 한낮 기온 역시 높아지면서 짧은 봄을 지나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런데 매년 여름이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분들이 있죠! 바로 ‘무지외반증’ 환자입니다. 예쁘지 않은 엄지발가락 모양 때문에 무더운 날씨에도 시원하게 발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무지’란 엄지발가락을 의미하고 ‘외반’이란 몸의 중심을 기준으로 바깥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즉,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이 몸의 중심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증상입니다.



무지외반증의 원인과 진행


무지외반증에서 기억해야 할 건 엄지발가락이 휘어지기에 앞서 발등뼈인 ‘중족골’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중족골이 벌어져야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틀어질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엄지발가락의 모양 이상이 아닌 발등뼈의 변형으로 인해 그 주변 힘줄 및 근육, 엄지발가락의 균형이 무너지는 증상인 겁니다.

이런 무지외반증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 두 가지로 발병 원인이 나뉩니다. 유전적 요인은 주로 모계유전인데요. 어머니가 무지외반증을 보이면 자녀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류마티스 질환 역시 유전이 많은데 류마티스 관절염 등으로 인해 무지외반증이 동반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신발 착용, 보행 자세 등 생활습관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후천적 무지외반증 환자가 많습니다. 신발은 발 모양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요. 이런 후천적 요인으로 인한 무지외반증의 경우 대개 서서히 진행되는 편입니다.

무지외반증은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고, 발병 후 진행 속도도 여성 환자가 빠릅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인대 및 근육이 부드럽고, 하이힐 등 발 건강에 좋지 않은 신발을 신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경우 통풍 같은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중족골 관절에 염증이 생기며 무지외반증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지외반증의 증상


무지외반증 환자의 대부분은 병원을 찾기 전 자신의 증상을 자각하고 있는 편입니다. 발 모양의 변화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의학적 기준으로는 X-ray 검사상 1번 중족골과 엄지발가락 끝 사이의 각도가 15˚ 이상일 경우 무지외반증 진단을 내립니다. 만약 그 각도가 30˚를 넘어갈 땐 중증 무지외반증으로 봅니다.

무지외반증이 반드시 통증을 동반하지는 않습니다. 무지외반증이란 말 자체가 통증이 아닌 발 모양에 대한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무지외반증의 치료

- 교정기는 염증 줄이는 효과, 근본적 치료는 수술이 해답!


최근 무지외반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발가락 교정기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정기로는 발가락 교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병원에서 교정기를 처방하는 목적은 일시적으로 엄지발가락 휘어짐을 바로잡아 발가락이 휘면서 생긴 염증 및 통증을 치료하는 데 있습니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건막류*가 생긴 환자의 경우 며칠 또는 몇 주 간 소염제 복용과 교정기 착용, 주사치료 및 재활치료 등을 먼저 시도해봅니다. 이런 치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발가락 변형이 심각해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위까지 올라갈 정도가 되면 즉각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건막류: 엄지발가락과 중족골 관절을 감싸는 막에 생기는 염증

무지외반증 수술은 엄지발가락 안쪽 부위를 절개한 뒤 뼈를 교정하고 주변 인대와 힘줄 재건을 하는 ‘절골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절골술은 30~40분 정도로 수술 시간이 짧고, 발의 내재근 강화를 돕기 때문에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무지외반증 예방 - 발을 편하게!


무지외반증 예방을 위해선 신발 착용 습관의 개선이 제일 중요합니다. 발바닥 부분이 폭신하고 발볼 부분이 넓게 나온 신발을 신어야 합니다.

하이힐이나 키높이 구두 같은 경우 무지외반증 환자라면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뒷굽이 높은 신발은 구조상 발이 신 앞쪽으로 미끄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앞쪽 모양을 좁게 제작하는데요. 앞쪽이 조이는 신발을 신으면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많이 휘어지게 됩니다.

또, 발가락 힘줄은 발등부터 발뒤꿈치 쪽까지 일자 모양으로 붙어있는데 약간의 모양 변화만 있어도 힘줄의 균형 자체가 몸 바깥쪽으로 쏠리게 돼있습니다. 때문에 발가락 변형이 악화되는 것이죠. 따라서 5cm 이상이 되는 하이힐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성들의 경우도 키높이 구두를 가급적 자제해야 하고, 특히 통풍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중족골 염증으로 무지외반증을 동반하기 쉬우므로 신발 착용에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무지외반증 예방을 위한 운동법


우리 발은 28개의 뼈, 30개 이상의 인대와 근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따라서 근력의 조화를 꾀할 수 있는 ‘외발서기 밸런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발 건강을 위해 바람직합니다. 처음에는 외발로만 서서 5분 이상 버텨보고, 적응이 되면 외발로 서서 까치발을 들어 발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엄지발가락을 들어올리는 스트레칭을 통해 힘줄의 유연성을 기르면 엄지발가락의 휘어짐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